음악방송과 사연

아픔이 되어 버린 추억 이야기

여름나라겨울이야기 2010. 2. 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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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주지 않은 바보와 알아주지 못한 바보의 이야기
2010년 02월 22일(월)

로엔님 할룽 유령 청취자(?) 용기 내어 사연 적어봅니다.

제 사연 길죠.. 

자체 편집의 한계에 부디쳐서리.. 

로엔님 편집에는 이의를 달지 않을껄요.. ㅡㅡ;

소개 안 되면 저 이불 뒤집어 쓰고 우는 거 다 아시죠 ^^;

이 사연은 "너 좋아한다고 내가 꼭 이렇게 말해야 아냐고 바보똥꾸농야" 보다

슬픈 "말해 주지 않은 바보와 알아주지 못한 바보의 이야기" 입니다.

그럼 사연 시작해 봅니다.

빌리리 개골 개골 빌릴리~(집 전화임. 당시에는 벽돌폰-(핸드폰)은 아주 고가)

여름: 여보세요

유나: 여름오빠 저 유나예요..

전화기를 통해 전해 오는 낮익은 그리고 반가운 목소리 유나였습니다.

유나는 저희 빌라 3층에 살던 3살 터울의 아가씨 였고

저는 빌라 1층에 살았었습니다.

유나와 저는 같은 교회에서 청년부 활동을 했었던 단짝친구였습니다. 

저는 군대 제대 후 복학을 준비하는 백범(백수죠 ^^;)이었고 

유나는 교사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백조(역시 백수죠 ^^;)였기에

낮에는 자고 밤에는 올빼미 마냥 깨어 있는 생활을 하며

새벽에도 서로 삐삐(그게 오래전 일이라.. 쿨럭)로 암호 메시지를

남기고 그 암호에 따라 새벽 전화로 일상을 주고 받다가 다시

심심해지면 빌라 옥상에 올라가 서로 별을 보며 말 없이 한두시간을

앉아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 어떤 동성 친구보다도 편안했던

이성으로의 친구였습니다.  

그런 유나는 저희 교회 3대 퀀가였지만 너무 편했기에 별다른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키우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유나는 그해 교사들이 너무 

많아 임용고시가 취소되자 같이 살던 언니와 헤어져 본가인

진주로 일년 전에 귀향한 상태였습니다.

여름: 어~ 유나야 오랜만이네 요새 어떻게 지내?

유나: 잘 지내요. 그리고 저 돌아오는 토요일 결혼해요.

여름: 이야.. 이거 정말 축하할 일인데.. 

유나: 오빠 내 결혼식에 꼭 올거죠? 교회 친구들하고 같이 오세요.

여름: 그럼 친동생보다 더 친한 나의 유나 결혼식에 오빠가 빠지면 안 되지 ^^/

유나: 그리고 주성 오빠랑 연의도 꼭 같이 와요.

여름: 그래 알았어 결혼식 때 보자.

[액자사연] 주성이와 연의 이야기

주성이는 저의 대학 동기였고 연의는 저희 교회 청년부 말괄량이 아가씨로

유나와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죠.  그런 연의가 저희 교회에 찬양 인도 지원을 온

주성이에게 반해서 가슴앓이를 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더 저 여름이와 유나는

둘을 맺어주기 위해 자주 자리를 만들어 4명이 같이 놀다가 저와 유나는

따로 놀고 작전 상 주성이와 연의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고는 했었습니다.

덕분에 저와 유나도 단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고 했었죠.

주성이는 연의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받아주지 못해 결국

저희 4명은 절친으로 남는 것에 만족해야했습니다.



유나와의 통화를 끝내고 저는 주성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름: 주성아.. 유나.. 토요일.. 결혼.. 불라불라불라...(369 놀이 띄엄띄엄보기)

주성: 어~ 여름아 잠깐만 유나가 너 좋아했던 거 아니었어?

주성이가 던진 한 마디에 저는 순간 주마등처럼 많은 기억들이 지나갔고

그 기억들이 저의 뒤통수를 후려 갈겨 주었습니다.  

"아~ 유나가 나를 좋아했던건가.. 돌이켜 보면 단지 아는 친한 오빠/동생으로는

가질 수 없었던 시간과 사건들.. 나는 바보였던가?"

잠시 멍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저는 겨우 말을 이었습니다.

여름: 주성아 미안한데 내가 다시 전화할께..

저는 주성이와의 통화를 서둘러 끝내고 연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름: 연의야 오빠가 하나만 물어볼테니 진실의 예/아니오로만 대답해줘.

연의: 오빠 심각한 것 같다. 그래 진실로 대답해줄께.

여름: 혹시 유나가 오빠 좋아했었니?

저의 질문에 연의는 예/아니오가 아닌 질문으로 답을 주었습니다.

연의: 오빤 몰랐어요?

저는 들고 있던 전화기를 놓치고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유나를 사랑했거나 좋아했던 기억은 없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저를 편하게

해주고 가장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여자를 놓치고 말았다는 생각에, 그리고

내가 왜 유나를 한번도 이성으로서 생각해 보지 않았었는지, 왜 유나의 마음을

단 한번도 눈치채지 못 했던 거였는지... 정말 내 자신이 바보스럽기만 했습니다.

결국 저는 유나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고 그 후에 2번의 사랑을 겪었지만

지금도 제 인생 가장 좋은 반려자가 될 수 있었던 유나에 대한 아쉬움이

다른 어떤 이성에게보다 강하게 마음에 각인되어 기억되고 있답니다.

로엔님 왜 그 누구도 유나의 그런 마음을 눈치채고 있으면서 

저에게 귀뜸해 주지 않았을까요?

이젠 추억보다는 아픔이 되어버린 유나와의 지난 날들이 

깊은 그리움과 통한이 되어버렸네요.

로엔 연고와 그린 반창고로 이 마음에 땜방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 땜방을 넘어 더 좋은 이성이자 친구가 되어주시면 안 될까요?

들이대기는 여기까지..(저의 악의(?)없는 장난(?)인거 아시죠 ^^)

이상 로엔스토커즈 창단 멤버이자 로엔낭자친구 여름나라겨울이야기 였습니다.



사연에 닉네임(?) 허락없이 도용한 저를 너그러이 용서해 주실 분들에게 

스페셜 땡큐를 전합니다.

유나역: 로엔 그린님

주성역: 우~주별님(星: 별 성 -> 주별 -> 주성)

연의역: 심"연 의" 늪님

PS: 여성 청취자 여러분 남자들은 바보라서 여자의 감성을 캐취하는데

바보이고 또한 좋아하는 여자에겐 쉽게 고백 못하는 겁쟁이가 되고는 한답니다.

쉽게 고백하는 남자는 당돌하거나 깊은 애정이 없는 경우가... 또는 심사수고 후 ^^

바보&겁쟁이 남자들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힌트를 주세요.

좋아하는 남자 사로 잡는 법&힌트 주는 법은 

로엔님 요청에 따라 사연을 쓰거나 또는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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