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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보다 아픈 트라우마 이야기

여름나라겨울이야기 2008. 3. 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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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보다 아픈 트라우마 이야기
2008년 03월 12일(수)

1. 트라우마 이야기
로엔님 저 아팠어요.

몇 년만에 몸살로 이렇게 아파보네요. 

그런데 몸이 아픈 것 보다 더 아픈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었네요.

지난 월요일 몸의 모든 세포들이 "저 여기 있어요"라며 외쳐대는 것이 심상치 않더니

어제 화요일 결국 출근 못하고 결근을 선언하고 종일 집에 누워서 

면벽 아니 면천장 18시간만에

병원을 다녀오라는 어머니 성화에 못 이겨 동네 의원을 찾아가 비싸디 비싼 링켈을

천천히 맞는 것이 좋다고 해서 1시간반 동안이나 맞았답니다.

수액실은 2개의 침대가 있었는데 그 중 한자리를 차지하고 누었습니다.

간호사님께서 제 팔뚝에 바늘을 꽂으시더니 "어머 바늘이 휘어버리네" 하시더니 

"다시 손등에 놓을께요" 하시더군요. 제 몸에 바늘빵 2군데 생겼답니다. ㅡㅜ

키 180, 몸무게 93 인, 딱 누군가의 이상형인 제가 링겔을 맞고 있자니 

그 누군가의 목소리가 많이 그립더군요.  

링겔을 맞고 20분 정도 지나 잠깐 잠들었다 싶었는데 침대 커튼 넘어 한 커플의

목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오빠가 누워, 나는 앉아 있을게, 

(의태어: 뭔가 먹는 소리.. 입으로 먹는 거 같지는 않고..)후루룹 꿀꺽"

"너도 링겔 맞아야 하잖아. 너도 여기 같이 누워 (의태어)후루룹 꿀꺽"

"아잉 부끄럽게.. 몰랑 몰랑(콧소리 넣어서 읽어주세요) (의태어)후루룹 꿀꺽 후루룹"

흠.. 갑자기 혼자 누워있는 제가 커튼 넘어 커플로 인해 초라해지는 느낌..

커플은 쉼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저는 옆 침대에서 자는 척 숨도 최대한 차분하게 하고 넘어오는 기침도 목을 감싸준 

체로 삼겨야 하는 고통을 느껴야 했습니다. 

이미 그 커플에게 저의 존재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요. 갑자기 조용해진다 싶더니 진공청소기로 물 빨아드리는 

소리가 한 3분쯤... 

저는 순간 제 손등에 바늘을 뽑아서 허벅지를 찌를 뻔 했지 뭡니까..

커플은 데이트가 있는지 링겔을 40분만에 맞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저는 식은 땀이 몸살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구분 못하는 상태에서 20분 더 있었습니다.

간호사님이 들어오시더니 "어휴 이 식은 땀 좀 봐, 많이 힘드신가 보네요" 하더이다.

그리고 한 마디 더 

"아프시겠다 테이핑 3군데나 했는데 테이프 땔 때 마다 많이 뽑히겠는데요" ㅡㅜ

진짜 아프더이다.

어제 링겔 맞은 후로 몸살 기운은 거의 사라졌는데 

이 트라우마는 언제나 극복이 가능할지...

여러분들 병원 가실 일 있으면 꼭 MP3 에 

로엔님 녹음방송 저장하신 후에 이어폰과 함께 가져가세요.


2. 서울역 3번 출구, 13번째 계단 이야기

로엔님 화이트 데이가 다가오고 있네요.

무한로엔교 추종자들의 정성을 모아 셀레님의 이름으로 사탕을 준비하고 

따당왕따당님께서 서울역 가신다 하여 저 여름나라겨울이야기와 함께

알려주신 주소 서울역 3번 출구 13번째 계단으로 찾아갔는데 

외출을 하셨는지 자리에 안 계시더이다.

그런데 보았습니다. 로엔님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계신지를...

30 cm 도 안 되는 그 짧은 폭의 계단에서 바람막이 하나 없이 사시는 그 장소를..

기왕이시면 12번째 계단으로 옮기시죠. 

12번째 계단은 그 나마 폭이 100 cm 는 되는 넓직함이 있더이다.

그 암담한 13번째 계단에 안 계셔서 저희 무한로엔교의 정성인 사탕은 

3번 출구 지하에서 2번 출구로 가시다가 50 미터에 있는 

화장 Room 옆의 물품보관소 락커 14번에 넣어두었습니다.

13일날 수령하실 수 있게 한 것은 

14일 혹시나 데이트가 계실가 하여 하루 앞 당겨 드리는 것이구요.

14번 락카는 14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입니다.  

14일 저녁까지 안 찾아가시면 분실물 센터로 옮겨진다 하더이다.

꼭 찾아가시길..

락커의 비번은 로엔님 핸펀으로 남겼습니다.

이 사탕 받으시고 셀레님과 아름다운 사랑 꼭 이루시길...

PS: 본방 사수 불가 

제가 수요일은 10시까지 늘 야근이라 본방 사수가 불가하네요.

녹음방송 부탁드려요. ^^/

이 글만 올리고, 문자 보내고 바로 퇴근해야 겠네요.

후보곡: 로엔님이 좋아하시는 어떤 곡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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